[마음채널] 안전한 연결 vs 위험한 접근, 구별하기 - SNS 속 '경계', 그리고 디지털 안전 이야기
2025.10.01 | 조회수 2058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이상한 말을 해요.”
“그땐 그냥 장난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불쾌했어요.”
SNS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친구를 사귀고, 관계를 맺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나를 보호하는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들’도 마주하게 됩니다.
처음엔 친절한 관심처럼 보였던 것이, 점차 불편한 요구나 압박으로 변할 때,
우리는 어디까지가 괜찮고, 어디서부터는 ‘안전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경계와 권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불쾌했지만 애매했던 경험, 거절하기 어려웠던 순간,
그런 순간들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나를 지킬 수 있는 감각을 함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뭔가 이상했어요” - 디지털 그루밍

SNS 속에서 벌어지는 문제 중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디지털 그루밍’입니다.
처음에는 다정한 말, 공감, 관심과 칭찬으로 다가오지만
점점 개인적인 이야기, 사진 요청, 만남 제안 등 점차 선 넘는 요구로 이어집니다.
이 과정이 문제인 이유는, 상대가 처음부터 강압적인 방식이 아니라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가며 조심스럽게 경계를 무너뜨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해를 당한 뒤에도 “내가 이상한 건가?” “내가 동의했던 거 아닌가?” 라고
피해자가 도리어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사생활이 퍼졌어요” - 개인정보 유출

SNS는 연결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나의 모습이 쉽게 노출되는 공간입니다.
친구에게 보낸 사진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공유되거나
친구와 나눈 카톡이 인스타에 동의 없이 올라갔다거나
실명, 얼굴, 위치 정보가 담긴 글이 퍼졌을 때…
이런 상황은 주변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들고
동시에 온라인 상에서 내 정보가 퍼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지게 만듭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종종 장난처럼, 가볍게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공간에서의 정보는 너무나 손쉽게 퍼지고,
그 기록은 끈질기게 피해자를 쫓아다닙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누군가에겐 오랫동안 남는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SNS 속 나를 지키는 방법: '불쾌한 감정'은 신호입니다.

사람마다 경계선은 다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기준 하나는 있습니다.
‘불쾌한 감정이 든다면, 이미 선을 넘은 것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정한 말이라도 이런 경우 의심해도 됩니다.
- 나만 알았으면 하는 얘기를 집요하게 물을 때
- 개인 사진이나 위치를 요구할 때
- 빨리 만나자고 재촉할 때
- 계정을 옮기자며 다른 sns나 메신저로 유도할 때
“내가 예민한 거 아닐까?”보다
“불편한 건 불편한 것”이라는 감각을 믿으세요.
실천할 수 있는 디지털 경계 지키기

1. 사적인 정보, ‘낯선 사람에게 공유하지 않기’
사진·위치·일상 등 사적 정보를 함부로 공유하지 마세요.
“이걸 지금의 나뿐만 아니라, 미래의 내가 봐도 괜찮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2.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말할 통로’ 만들기
부모, 교사, 믿을 수 있는 어른이나 친구 중
‘이상한 상황/불쾌한 상황이 생겼을 때 바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정해두세요.
이런 안전한 연결선은 위기를 마주했을 때 큰 도움이 됩니다.
3. 내 정보의 흔적을 ‘기록’하고 ‘제어’하기
내가 보낸 메시지·사진이 어떻게 공유되는지 확인해보세요.
내가 허락하지 않은 범위까지 이어진다면 거절의사를 밝히세요.
필요하면 캡처, 차단, 신고 기능을 적극 활용하세요.
마무리하며
SNS 속에서 ‘가까움’은 빠르게 만들어지지만,
‘안전한 관계’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공간에서도 선명한 ‘나를 지키는 선’을 세우는 일,
그건 지금과 미래의 나를 위해
그 누군가가 아닌 내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 작성자: 청소년미디어치료상담실 상담사 박소현